266 한일학생 대화: ‘혐한’과 ‘반일’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3월11일, 동일본에서 대형 지진과 해일, 원전 참사가 난 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다. 일본의 모든 신문과 방송에서는 몇 일 전부터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참사의 후유증을 크게 보도하고 있는 중이다. 당시 참사가 일본사회에 얼마나 큰 충격을 줬는지 매스컴의 보도만 보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날 오후 시가현 오쓰시 시가현 공관에서
<‘혐한’과 ‘반일’을 학생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주제로 한, 한일학생 대화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2월14일 나가하마시 아메노모리 호슈암에서 열렸던 한일 교류 좌담회에 이은 후속 행사이다.

당시 좌담회에서, 내가 한일 사이에는 ‘반일’ 과 ‘혐한’이라는 말이 횡행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특히 ‘혐’이라는 단어는 상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로, 서로 노력해 없앴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를 당시 같이 좌담에 참석했던 미카즈키 타이조 지사가 이어받는 형식으로, 이날 한일 대학생 대화가 이뤄지게 되었다.

1년 전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각계에서 활약하는 성인들도 참석했지만, 이날은 대화 참석자 전원이 학생이란 점이 달랐다.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일본 학생 2명과 재일동포 학생 1명, 한국에서 시가현의 대학에 유학하고 있는 학생 3명이 참석해 자신들의 경험을 곁들인 대화를 나눴다. 사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가현립대의 카와 카오루 교수가 맡았다.

1시간 30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좌담회였지만, 카와 교수의 꼼꼼한 준비와 진행으로 알찬 내용의 대화가 이뤄졌다. 참석 학생들은 국적과 나이에 관계없이 지금의 한일관계에 대한 매스컴 보도와 여론이 실제 상황과 매우 다르다는 점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한일관계가 악화되었던 때 한국에 유학했던 일본 학생들은 유학 중에 일본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특별하게 어려웠던 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유학생들도 대체로 한국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특별한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은 비슷했지만, 일부 학생은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부터 ‘혐한성’ 행위를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을 거칠게 종합해보면, 한일 양쪽의 언론보도 등 여론이 실제 상황과 달리 나쁜 점을 과장해 강조하고 있고, 특히 일본에서는 나이에 따라 한국을 대하는 자세가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직접 상대국을 가보거나 상대국 사람을 만나본 경험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나와 미카즈키 지사를 포함한 대다수 참석자들은 이날 대화를 통해 양국관계가 어렵지만 상대방을 더욱 폭넓고 깊게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 양국의 교류가 양에서 질로 발전할 필요성에 공감을 이뤘다고, 나는 느꼈다. 특히 젊은이들이 이날처럼 어렵고 힘든 주제라고 피하지 말고 꾸준히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1년 전 나의 문제제기를 잊지 않고, 코로나 감염의 어려운 속에서도 의미 깊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준 미카즈키 지사의 마음 씀씀이와 행동력에 경의를 표한다. 그는 지난해부터 한글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윤동주의 시를 한글로 감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은 꼭 여러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노력에 의해서도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다.

265 봄 고시엔(甲子園) 출전권을 따낸 교토국제고교 야구팀

외국계 학교로서는 처음으로 봄 고시엔(센바츠) 출전권을 따낸 교토국제고교 야구팀이 3월23일 미야기현의 시바타고교와 첫 경기를 치른다. 시바타고교도 교토국제고와 마찬가지로, 올해 93회를 맞는 센바츠에 첫 출전이다. 첫 출전 학교끼리의 대결이기 때문에 첫 승리에 대한 기대도, 경험이 있는 학교와의 대전보다는 커지고 있다.

교토국제고교 야구팀의 센바츠 출정식(일본식으로는 장행회)이 10일 오후 이 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40명의 야구부원들 외에 학교 관계자, 교토시교육위원회 교육정책감, 교토부고교야구연맹 부회장 및 이사장, 주최자인 마이니치신문 교토지국장 등이 참석했다. 코로나 감염 상황에 때문에 최소의 인원만 초청을 받았다. 나도 한국계 민족학교의 첫 출전을 격려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

나는 축사에서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의 센바츠 출전이, 한일 양국에 민족학교의 존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점,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학교를 설립한 재일동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준 점, 한일관계가 어려운 속에서도 한일의 청소년들이 우호와 협력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마당을 만든 점 등, 세 가지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23일 경기 때 여러분의 뒤에는 여러분들을 열렬하게 응원하는 한일 양국의 시민이 있다는 걸 잊지 말고 분투하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짧은 출정식이 끝난 뒤에는, 마침 강당 앞에 모여 있는 선수들 안으로 들어가 즉석 기념사진을 찍었다. 생기발랄한 학생들의 옆에 서니, 격려를 하러온 내가 오히려 기를 담뿍 받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23일 경기 때는 나도 운동장에 직접 가서 조금이라고 응원의 목소리를 보탤 생각이다.

교토국제고 야구부의 출정식 이후에는 바로 교토역 근처 호텔에서 교토민단 주최의 102회 삼일절 기념식이 열려, 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일절 기념식에 이은 강연회(나카토 사치오 리츠메이칸대 교수의 ‘미중 전략경쟁 아래서의 한일관계’)와 저녁 간친회까지 모두 마치니 저녁 7시가 되었다.

이날 삼일절 행사에서도 역시 교토국제고의 센바츠 출전이 큰 화제가 되었다. ‘야구의 나비효과’라구나 할까. 그런 것을 기대해 본다.

264 삼일절 102주년 기념 민단 오사카본부 기념행사

3월1일부터 오사카를 포함한 6개 현의 코로나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되었다. 긴급사태선언이 아직 발령 중인 곳은 도쿄도, 가나가와현, 치바현, 사이타마현 등 수도권 4곳뿐이다.

이날 오사카 날씨는 최고기온이 20도가 될 정도로 따듯했고 맑았다. 그러나 긴급사태선언 해제의 분위기는 느끼기 어려웠다. 선언이 해제되었지만 음식점 영업 제한시간이 오후 8시에서 9시로 한 시간 늘어난 것 말고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날은 삼일절 102주년 기념일이다. 민단 오사카본부도 이날 오랜만에 규모가 있는 기념행사를 했다. 코로나 감염 사태로 신년회도 못한 터여서, 이날 삼일절 행사가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래도 아직 코로나의 감염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점을 감안해, 참석자를 평소 500명에서 100명 정도로 줄이고, 행사 내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행사 시간도 이전에는 한국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1시에 했는데, 이날은 오후 2시에 했다. 감염 방지 차원에서 식사 시간을 피하려는 배려이다. 이날은 예년에 해오던 행사 뒤 공동 식사 대신 참석자들에게 떡과 김치를 선물로 나눠주었다.

코로나 탓에 행사 시간을 오후로 늦춘 탓에 좋은 면도 있었다. 동포들은 한국말로 일상회화는 큰 무리 없이 하더라도, 긴 한국말 기념사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한국의 행사 시간과 1사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대통령의 기념사를 일어로 번역해 나눠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와 광복절 경축사에는 언제나 재일동포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대일정책이 들어 있는 데도 말이다. 그래서 행사에 참가할 때마다 늘 이런 소통의 어려움을 안타깝게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기념사를 재빠르게 일역해 홈페이지에 올려주어서, 행사장의 동포들에게 일역 기념사를 배포해줄 수 있었다. 청와대의 일역이 늦게 나올 것에 대비해, 기념사 중 일본과 관련한 부분만 총영사관 차원에서 임시로 번역해 갔지만 이런 수고가 결코 아쉽지 않았다. 특히 올해 삼일절 기념사에는 다른 해보다 일본과 관련한 내용이 길게 담겨 있어, 정부의 기동력 있는 일역본 제공이 동포들의 대일정책 이해에 큰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63 요미우리신문이 나의 일본어 저서 「총영사 일기」를 보도

일본의 신문도, 한국 정도는 아니지만 정보기술의 발전과 함께 부수가 크게 떨어지고 덩달아 광고 수입도 줄어드는 경향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래도 일본의 종이 신문은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아직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본 신문 중에서 논조는 보수적이지만 가장 부수가 많은 신문이 <요미우리신문>이다. 이 신문이 2월24일, 나의 일본어 저서 「총영사 일기」를 보도해주었다. 지난해 11월 5일 <오사카일일신문>을 시작으로 <아사히신문>(12월15일), <마이니치신문>(2021년 1월15일)에 이은 보도이지만, 이번 보도와 관련한 반응이 가장 많은 것 같았다. 역시 ‘부수의 위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다음은 요미우리신문 보도의 한글 번역본이다.

「한국총영사 우호의 일기-오태규 오사카총영사 페이스북 기사를 출판」

한국 주요 일간지 한겨레신문 기자출신인 오태규 오사카총영사(60)가 페이스북에 게재해왔던 총영사 활동기록을 책으로 정리하여 출판했다. 위안부문제 등으로 한일관계는 ‘전후최악’이라 불릴 정도이나 오 총영사는 “활동이 알려져 양국의 우호관계도 조금씩 호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코리아타운을 교류 명소로-

신문기자 시절 도쿄특파원도 경험했던 오 총영사는 2018년 4월에 오사카 총영사로 부임하였으나, 총영사관의 업무내용이 재일동포나 일본인들에게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약 30년간의 기자경험을 살려 정보를 발신함으로써 한일관계를 호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전하고자 했다.” 부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하여 게시물수도 작년 여름까지 약 200건이 되었다. 또한 게시물을 본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작년 11월에 『総領事日記-関西で深める韓日関係(이하,총영사 일기)』를 출간했다.

『총영사일기』는 대학, 기업, 언론 등과의 교류와 한일관계 전망을 논하는 강연회 등 총영사로서의 업무는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느낀 거리의 인상 등을 소개했다.

간사이는 재일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등 한국과의 교류가 활발한 지역으로 “오사카에서 살아보니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저서에서도 오사카 이쿠노(生野)구의 코리아타운에 대해서 언급했다.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 인기로 방문하는 연령층이 넓어진 점 등 지역주민들이 느낀 최근 변화에 대해서도 소개하며 ‘정말 귀중한 보석과 같은 존재로 한일교류의 명소로 더욱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간사이에는 한일간의 불행한 역사와 관련된 장소도 적지 않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임진왜란에서 희생된 조선 사람들의 귀 등을 묻은 ‘귀무덤(耳塚)’에서 열린 위령제에 참석하거나 2차 대전 당시 한글로 시를 썼다는 이유로 치안유지법위반 용의로 체포되어 옥사한 시인 윤동주가 공부했던 도시샤(同志社)대학에 있는 시비를 방문하기도 했다.

‘아픈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공유하고 싶어 이러한 장소를 방문할 때마다 게시물을 작성해 왔다. 한일관계가 정상화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나 “민간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정부간 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고 기대해 본다.

https://www.yomiuri.co.jp/local/osaka/news/20210223-OYTNT50107/

262 국제고려학회라는 학술단체 일본지부에서 특별강연

국제고려학회라는 학술단체가 있다. “세계적인 규모로 KOREA학 연구자를 망라하고 그들의 연구를 뒷받침하는 상설기구”이다. 일본 오사카에 본부가 있고, 본부 외에 아시아분회, 일본지부, 서울지부, 평양지부, 유럽지부, 북미지부, 대양주지부를 두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국제학술토론회를 하고 있다. 2019년에는 체코 프라하에서 대회가 열렸고, 올해는 평양에서 대회를 열려고 준비해왔으나 코로나 감염 사태 등으로 1년 연기되었다고 한다.

이 학회의 일본지부도 오사카에 있다. 회원 수는 200명 정도라고 하고, 현재 회장은 최근 ‘최후의 망명객’ 상태로 숨진 정경모씨의 아들인 정아영 리츠메이칸대학 교수가 맡고 있다.

2월 21일 오후 일본지부로부터 특별강연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오사카부 이바라키시에 있는 리츠메이칸대 이바라키 캠퍼스에서 대담 형식으로 강연을 하고, 웹으로 중계를 했다. 현장에 10명 정도, 웹으로 50명 정도가 참가했다. 대담 진행은 정아영 회장이 맡았다. 부친상을 당한 지 얼마되지 않아 경황이 없을 터인데도 꼼꼼하게 준비를 해주어서 행사를 잘 끝낼 수 있었다.

대담에서는 내가 매스컴 출신이기 때문인지 한일 양국의 매스컴 상황과 역할, 대학생활 등의 사생활부터 한국사회의 미래와 위안부와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를 포함한 한일관계, 재일동포, 젠더 문제까지 다양한 화제가 나왔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대담이 이어졌다.

역사 갈등의 해결책 등 즉답을 하기 어려운 문제도 나와 곤혹스러웠지만, 한국의 상황과 논리를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한일 갈등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한국의 논리는 거두절미한 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언설만 횡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한일이 갈등 사항은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면서, 서로 이익이 되는 교류는 활발하게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담 이후에 참석자들의 질문도 있었는데, 재일동포가 현지에서 겪는 이중의 차별과 혐오 발언 등이 많이 나왔다. 아직도 재일동포들이 정치,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생활하고 있다는 걸 이런 질문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학회가 한국 공관의 관계자를 초청한 것은 처음이라고 해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행사가 끝나고 나니 마음이 푸근해졌다.

261 ’21년 간사이지역 교육기관 업무계획 의견 교환회

1월30일부터 시작한 4연속 토요일 행사 참가가, 드디어 2월20일 ‘2021년 간사이지역 교육기관 업무계획 의견 교환회’로 마무리되었다.

오사카총영사관 관할에는 동포가 많이 살고, 동포 행사는 동포들의 생업 때문에 휴일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렇게 4주 연속으로 토요일 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것도 모두 교육과 관련한 행사로 말이다.

1월30일 백두학원 건국고등학교 졸업식, 2월6일 금강학원 금강고등학교 졸업식, 2월13일 교토국제학원 교토국제고등학교 졸업식(오전) 및 도시샤대 윤동주 추도회(오후)에 이어, 2월20일 간사이지역 교육기관 의견교환회를 했다.

일반 동포단체를 대상으로 한 신년 워크숍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교육 분야 단체도 연초에 동포단체들처럼 의견교환을 하는 모임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올해 처음 자리를 마련했다.

오사카총영사관 관할지는 해외에서 민족교육을 비롯해 한국과 관련한 교육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다. 백두학원, 금강학원, 교토국제학원 등 한국계 민족학교가 3개나 있고, 교육원도 오사카, 교토, 나라 등 3곳에 있다. 민족학교 외에도 일본의 공립 초중학교에 설치된 방과후 학교 형식의 민족학급(184학교 236학급)에서 3000여명이 한국 말과 문화를 배우고 있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고 있는 일본 고교도 50교가 있고, 세종학당 외에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는 한글학교도 49개나 된다.

그러나 각 기관들의 자기가 맡은 영역에서는 열심히하고 있지만, 의외로 횡적인 연대나 협력이 약한 편이다. 심지어 다른 기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단 현상을 극복하고 서로 연대와 정보 공유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자는 게 이번 모임을 시작한 주목적이다.

이날 모임에는 세 민족학교 대표, 세 교육원장, 오사카문화원장, 오사카 민단 교육부장, 한글학교관서지역협의회 회장, 민족학급 강사 대표, 일본고등학교 한국어교육네트워크(JAKEHS) 서부지역 대표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3시간 동안 각 기관 등에서 하는 일과 새해의 중점 사업을 발표했다. 제한된 시간 때문에 깊이 있는 토론까지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서로 협력하면 더욱 효과 있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은 첫 모임인 만큼 서로의 얼굴을 익히고 정보를 공유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만큼 이 모임을 계기로 끈기있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260 이쿠노구 코리아타운 미유키모리소학교의 폐교

오사카시 이쿠노구 코리아타운에 있는 미유키모리(御幸森)소학교가 2021년 4월부터 역사 속으로 들어간다. 학생 수의 감소로 이웃에 있는 나카가와소학교로 합쳐지기 때문이다. 미유키모리소학교는 폐교되고, 나카가와소학교와 합쳐 오이케소학교로 재출발한다.

미유키모리소학교는 전체 학생수 75명 중에서, 한국 뿌리의 학생이 51명이나 된다. 51명 가운데 45명이 이 학교에 설치된 민족학급에서 우리 말과 문화를 배운다.

이 학교에 자녀들에게 한국을 가르쳐주길 바라는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민족학급이 설치된 것은 1988년이다. 2021년에 폐교가 되면서 30여년 전통의 이 학교의 민족학급도 사라지게 되었다.

2월19일, 민족학급 학생들의 마지막 발표회가 이 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말에 하려다가 2차례나 연기를 거듭한 끝에 이날 드디어 하게 되었다. 역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내빈과 학부모 수를 제한하고, 발표 내용도 크게 압축했다.

준비했던 프로그램 가운데 사자춤과 노래, 학부모의 사물놀이 등을 빼는 바람에 2시간짜리 행사가 절반 정도로 축소됐다. 몇 일째 계속되는 한파로 발표장인 강당이 몸이 떨릴 정도로 싸늘했다. 그래도 학생들의 공연이 시작되면서 저절로 몸이 풀렸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원이 참석해, 우리 민속놀이 공연을 멋지게 보여줬다. 판씻기, 사물놀이, 풍물놀이, 소고춤, 꽃바구니춤, 탈춤, 단심줄이 이들 학생이 보여준 공연내용이다. 아마 한국의 같은 또래 학생들은 이름도 모르는 민속놀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국 땅에서 동포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전통놀이를 훌륭하게 가르쳐준 홍우공 민족강사 선생님, 학생들을 지원해준 학무보와 이 학교 선생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공연이 다 끝난 뒤 인사말에서, 이 학교의 폐교가 민족학급의 끝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합쳐지는 나카가와소학교도 이 학교만큼 민족학급이 활발한 만큼 민족학급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는 코리아타운 안의 한식당에서, 학생들에게 한국의 얼을 심어주느라 애쓰신 홍우공 선생님을 모시고 격려 점심을 했다. 홍 선생님은 행사가 끝난 뒤 학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는데, 이것이 이날 발표회를 본 모든 사람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259 소통 공감 공유를 위한 동포단체 대표 워크숍

몇 일 날씨가 포근해 봄이 온 듯했는데, 2월17일 아침부터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이날 오후 오사카총영사관 관내의 민단 각 지방본부를 비롯한 동포단체를 초청해, ‘소통 공감 공유를 위한 2021년도 동포단체 대표 워크숍’을 했다.

한 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관내에 있는 다양한 동포단체들이 올해 중점적으로 벌일 사업과 계획을 발표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행사이다. 각자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동포 단체들이 의외로 많이 있지만 서로 무엇을 하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에 착안해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시작한 행사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는 속담도 있듯이, 동포 단체들이 서로 공유하고 협력하고 친목을 다지면서 사업을 효과적으로 해 나가자는 뜻에서 만든 ‘신년맞이 동포단체 합동 워크숍’으로 보면 된다.

이런 의미 있는 행사를 하는 날에 맞추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부니, 하늘이 심술을 부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3시간여에 걸친 긴 시간 동안, 모든 참석자들이 전혀 흐트러짐 없이 서로의 발표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날씨도 참석자들의 열기를 식히지 못한 셈이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단체는 모두 24개 단체이다. 민단에서 12개, 비 민단 단체에서 12개로 균형을 이뤘다. 가장 규모가 큰 오사카 민단에서 본부를 포함해, 부인회 청년회 학생회 체육회 등 5개 단체가 참석했다. 교토 민단과 시가 민단, 나라 민단이 각각 본부와 부인회 2 단체씩 참석했고, 와카야마 민단은 본부만 참석했다.

비 민단 쪽 단체에서는 신정주자 단체인 관서한인회, 민주평통근기협의회, 코리아엔지오센터, 오사카한국청년회의소, 교토한국청년회의소, 오사카한국청년상공회, 옥타 오사카지회, 한글학교 관서지역협의회, 재일한국인변호사협회(라작, LAZAK), 우리민주연합, 이쿠노 코리아타운상가회, 윤동주추모회가 참석했다. 이 가운데 라작, 우리민주연합, 이쿠노 코리아타운상점회, 윤동주추모회는 올해 처음 참석했다.

워크숍은 먼저 민단 쪽 단체들이 올해의 중점적인 사업 방향과 사업을 발표한 뒤, 비 민단 단체들이 발표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3시간 정도의 한정된 시간에 24개 단체가 발표를 하자니, 발표 외에 추가적인 논의를 할 시간이 거의 없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내 옆에 이렇게 많은 단체들이 있고, 각자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동포 단체 대표들을 만나보면 상상 이상으로 옆 지역의 단체, 다른 단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주위에 어떤 동포단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한 단체가 주도적으로 나서 다른 단체들에게 같이 모여 얘기를 하자고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역시 각 단체들이 구심점 없이 옆으로 퍼져 있는 상황에서는, 이들 단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얘기를 붙이고 연결을 도와주는 일은 공관(총영사관)밖에 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관은 개별 단체들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일을 하는 과정에서 관내 단체의 전반적인 사정을 파악할 수 있고 나라의 대표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의 중심 노릇을 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워크숍이 지난해보다 특히 의미가 있었던 것은 참가 단체들이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라작과 같은 전문가 단체가 참여한 것이나, 우리민주연합과 같은 진보성향의 단체가 민단과 함께 자리한 것, 연대보다는 개별적인 활동에 집중해왔던 윤동주추모회나 이쿠노 코리아타운상점회가 참석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념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활동 영역의 면에서도 확장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런 계기를 통해 동포사회의 화합과 연대가 더욱 강화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긴 시간의 회의에 지루할 법도 했을 텐데, 행사가 끝난 뒤 참석한 동포들이 이구동성으로 “정말 의미 있는 행사였다. 많이 배우고 도움이 됐다”으로 말을 건네주었다. 워크숍 시작에 앞서는 그동안 시간을 잡지 못하거나 사정이 있어 하지 못한, 2020년 민주평통 의장(대통령) 표창과 2020년 활동우수 동포 총영사상 수여식도 했다.

258 교토국제고 졸업식과 도시샤대학의 윤동주 시인 추도식

2월13일 토요일은 ‘화창한 봄날’을 방불케 하는 날씨였다. 최고기온이 17도까지 올라가고 하늘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이날 교토에서 열린 두 개의 행사에 참석했다. 하나는 오전 10시부터 열린 교토국제고 졸업식이고, 두 번째 행사는 오후 1시30분에 열린 도시샤대학의 윤동주 시인 추도식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에도 같은 날(2월15일)에 똑같이 두 행사에 참석했었다. 윤동주 시인이 숨진 날은 1945년 2월16일. 도시샤대학의 추도식은 숨진 날 기준으로 직전 토요일에 열리는 것으로 정해져 있어, 2년 연속으로 우연하게 두 행사가 같은 날에 겹치게 되었다.

이날 교토국제고의 졸업식으로, 오사카총영사관 관내에 있는 3개 민족학원의 고등학교 졸업식이 모두 끝났다. 교토국제고 졸업식은 이 학교 야구부가 3월19일부터 열리는 센바츠(봄 고시엔)에 출전하는 것이 결정된 때문인지,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뭔가 꿈틀대는 기운이 느껴졌다. 졸업생이나 학부모, 교직원들의 어깨가 올라가고 목소리에도 탄력이 붙어 있는 듯했다. 나도 축사에서 외국계 학교로서 최초로 고시엔에 출전하게 된 것을 언급하면서, 이번 고시엔 출전으로 높아진 학교의 명성을 학업을 비롯한 전 교육 분야로 확대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졸업식이 끝난 뒤에는 학교 이사장, 교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고시엔에서 선전을 기원하는 기념사진도 한 컷 찍었다.

오후에는 도시샤대학으로 가서 윤동주 시인의 추도식에 참석했다. 공동 주최자인 ‘윤동주를 추도하는 모임’과 ‘도시샤 코리아동창회’는 올해는 코로나 긴급사태 발령 중임을 감안해, 최소한의 인원을 초청하여 행사를 진행했다. 그래도 20여명의 한일 시민이 참석해 추도 및 헌화를 했다. 규모는 작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추도 행사는 이어간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참석자 수는 예년에 비해 적었지만, 시비 옆 채플 강당 앞에 활짝 핀 매화 꽃이 적적한 분위기를 달래주었다. 추도식과 함께 윤 시인의 시비 설립 때부터 줄곧 이 행사를 주도해온 박희균 ‘윤동주를 추도하는 모임’ 회장에게 ‘총영사상’을 주는 행사도 가졌다.

매년 윤 시인의 명일에 추도식을 하는 교토예술대학(옛 교토조형예술대학)은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외부 인사 초청 없이 학교 내부 행사를 하기로 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그래서 교토예술대 행사에는 추도사만 보내주었다.

257 교토국제학원 교토국제고 선발고등학교 야구대회 출전

한국은 11일부터 설날 연휴이다. 일본은 양력 설을 쇠기 때문에 음력 설에는 쉬지 않는다. 다만 11일은 한국의 개천절에 해당하는 ‘건국기념일’이어서, 휴일이다.

2월 11일자 <한국일보>에, 교토에 있는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학원 교토국제고의 제93회 선발고등학교 야구대회(센바츠, 일명 봄 고시엔) 출전과 관련한 기고를 했다.

교토국제고의 센바츠 출전은 학교로서도 1999년 야구부 창설 이후 처음이지만, 1947년 이 학교를 세우고 가꿔온 재일동포 사회에도 큰 경사이다. 93년의 센바츠 역사에서도 외국계 학교가 센바츠에 출전하는 것은 최초이다.(식민지 시대 제외)

더구나 교토국제고는 야구부 40명을 포함해 재학생이 131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이다. 순수한 재일동포 학교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케이팝 등 한류의 영향도 있고 해서 일본인 학생 수가 늘고 있다. 국적으로만 보면 70% 가까이가 일본 학생이다.

도쿄의 도쿄한국학교(각종학교)와 달리, 교토국제학원을 포함해 간사이지역에 있는 3개의 한국계 민족학교는 현재 일본 정부의 인가를 받은 정규학교(1조교)이다. 모두 개교 당시부터 부르던 한국말 교가를 부르고 있다. 고시엔대회는 전 경기를 NHK가 중계를 하기 때문에 일본 전역에 한국말 교가가 울려퍼질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는 이유이다.

교토국제고는 한국계 민족학교이고 규모가 작은 학교라는 점, 한국과 일본 학생들이 함께 다니는 학교라는 점, 교가가 한글이라는 점 등의 이유로 이번 봄 고시엔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학교의 하나이다. 한국에서도 이 학교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인식하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기 바란다.

올 초에는 총련계 학교인 오사카조선학교가 일본 전국고등학교럭비대회에서 3위를 차지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역시 재학생 200명 규모의 작은 학교의 분전이었다.

스포츠의 매력 중 하나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이루어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역경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1021010100005952

256 금강학원 금강고등학교 졸업식

3개 민족학교 중 두 번째 고교 졸업식인 금강학원 금강고등학교 졸업식이 2월6일 열렸다. 올해로 59회이다.

금강학원은 초등학교(95명), 중학교(52명), 고등학교(62명)가 속해 있는데, 올해 고교 졸업생은 17명이다. 규모가 작은 만큼 가족적인 분위기가 넘친다.

금강고교의 졸업식도 코로나 긴급사태 발령 중이어서,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열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내빈의 대폭 축소이다. 학교 이사들과 동창회, 학무모회 간부들도 초청하지 않고, 나를 포함해 총영사관 관계자 2명, 민단 간부 2명만 내빈으로 초청 받았다. 학부모는 졸업생 수가 적은 만큼 졸업생 1명 당 3명까지 식장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소리를 내어 부르는 노래도 모두 생략했다.

금강학원은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행사 중에 학생, 학생과 선생님,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두터운 신뢰와 정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재학생 송사와 졸업생 답사 중에 울먹이는 소리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이 학교의 매력이다. 졸업생들이 장미꽃을 들고 뒤에 있는 부모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서로 부둥켜 안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가슴이 뭉클해졌다.

또 하나의 특징은 행사 중에 IT의 활용이 많았다. 코로나로 학교를 닫았을 때 가장 먼저 온라인 수업을 할 정도로 앞서갔던 학교의 모습이 졸업식에서도 잘 드러났다. 졸업생들의 3년 간 생활을 화면으로 편집해 틀어주고, 학생들이 부모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어렸을 때 사진과 함께 동영상으로 틀어주어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폐회 직전에는 깜짝쇼로 선생님들의 졸업생들에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평소 2시간 정도 하던 식을 절반 정도에 끝내기로 했다고 들었는데, 막상 끝나고 보니 1시간40분이 흘러 있었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기획과 진행, 졸업생을 비롯한 참석자들의 집중과 몰입 탓인지 시간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침부터 활짝 갠 화창한 날씨도 코로나로 인한 음울한 분위기를 상쇄해 주었다.

255 간사이 지역에 있는 한국계 민족학교 고등학교 졸업식

간사이 지역에 있는 3개 한국계 민족학교 고등학교 졸업식이, 1월30일 백두학원 건국고등학교로부터 시작되었다. 일주일 뒤인 2월6일에는 금강학원 금강고등학교, 2주일 뒤인 2월13일에는 교토국제학원 교토국제고등학교의 졸업식이 이어진다.

나는 민족학교 행사 중에서도 고등학교의 졸업식에는 빠짐없이 참석해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은 사회인, 즉 책임 있는 어른이 되는 것을 뜻하므로 꼭 참석해 축하해 주고, 인생의 선배로서 사회인 초년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0일 열린 건국고 졸업식에는 이번이 세 번째 참석 이다. 지난해에도 코로나 감염이 시작되어 긴장 속에서 졸업식이 거행됐지만, 올해는 긴급명령 발령 상태에서 하는 졸업식이어서 더욱 감염 방지에 신경을 썼다. 보통 2시간 정도 하는 식이 축사의 대폭 생략과 상장의 대표 수상 등의 조치로 1시간으로 줄었다. 식장 참석자도 졸업생 1명당 가족 1명으로 제한하고, 식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썼다.

코로나 탓에 좋은 면도 있었다. 이런 제한 때문에 졸업식의 엄숙함이 살아나고, 학생들도 하나하나의 행동과 발언에 집중하는 것 같았다. 특히 졸업식 노래는 학생 전원이 부르지 않고 대표 학생 몇 명이 불렀는데, 감정이 훨씬 생생하게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축사에서 졸업생들에게 코로나 감염 사태를 극복하고 졸업하게 된 것을 축하하고, 한국과 일본을 모두 잘아는 민족학교 학생의 특성을 살려 한일 우호의 촉진자 노릇을 해줄 것을 특별히 당부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50명의 졸업생이 배출되어, 건국고 총 졸업생 누계가 4926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