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 귀국하더라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같이 하도록 노력하겠다

4월25일부터 5월11일까지 도쿄도, 오사카부, 교토부, 효고현에 세 번째 코로나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되었다.

긴급사태선언 발령 첫날인 25일, 오후 2시부터 오사카시 텐노지에 있는 재일동포 사찰 통국사에서 ‘재일본 제주 4・3 73주년 희생자 위령제’가 열렸다. 이곳에 2018년 11월에 제주 4・3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진 뒤, ‘재일본 제주 4・3 희생자유족회’는 이곳에서 매년 위령제를 열고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 감염 사태로 미루다가 11월에, 온라인으로 위령제를 했다.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 감염이 심각하지만,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한 방식으로 위령제를 거행했다. 현장에는 30여명만 참석하고, 공연은 모두 미리 제작한 영상을 온라인으로 발신했다. 추도사도 유족회장과 제주도민회장만 현장에서 낭독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전했다.

나는 이 행사가 임기 중 사실상 마지막 행사이고 제주 출신이 유독 많은 오사카에서 4・3 위령제가 가지고 있는 무거운 의미를 생각해, 직접 참석해 시작부터 끝까지 2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되돌아 보니, 2018년 위령비 제막식을 포함해 이제까지 모두 4차례 통국사의 위령비 현장을 찾았다. 이곳의 위령비는 4・3과 관련해 해외에 세워진 유일한 비인데, 갈 때마다 오사카에서 4・3의 기억을 이어가는 상징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4・3의 관련자이기도 한 김시종 시인의 메시지, 소리꾼 안성민- 고수 조윤자의 창작 판소리 <4월 이야기> 공연, 재일코리안 풍물패 ‘한마음’의 풍물놀이가 비디오로 상영된 뒤, 마지막에 참가자들의 헌화로 행사가 끝났다.

그런데 폐회선언 뒤 갑자기 나한테 귀국 인사 겸 한마디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얼떨결에 앞에 나갔다. “김시종 시인이 영상 메시지에서 희생자, 희생이란 말에 어색함을 느낀다고 한 것은 이런 위령 행사로 마치 할 일을 다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을 경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4・3이 일어난 배경과 역사를 생각하면서 더욱 할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귀국하더라도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같이 하도록 노력하겠다.”

즉석 인사를 마친 뒤 위령비와 참석자들에게 작별 인사을 하고 행사장을 떠나려 하니, 약간 목이 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