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 코리아타운을 한일우호의 발신지로 만드는 데 함께 힘을 모아나가자

오사카시 이쿠노구는 일본 안에서 재일동포들이 가장 밀집해 사는 곳이다. 통계를 보면, 이쿠노구 전체 인구 12만9천여명(2021년 3울 기준) 가운데 한국 또는 조선적(무국적)의 동포가 2만766명(2020년 9월 기준)이라고 한다. 귀화한 동포까지 포함하면, 한국 뿌리의 동포는 훨씬 많다.

이쿠노구에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상점가가 있다. 6백미터의 거리 양편에 김치를 비롯한 한국식품과 화장품, 케이팝과 관련한 상품을 파는 가게 백 수십 개가 줄지어 있다.

최근 한일 사이에 정치갈등이 심해지고, 코로나 감염이 기승을 부려도 코리아타운은 전혀 바람을 타지 않았다. 오사카의 내로라하는 상점가들이 외국 손님이 끊어지는 바람에 파리를 날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이곳은 ‘제4차 한류붐’을 타고 더욱 많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양국의 정치 갈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한일 민간교류의 새 경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곳에 공중화장실이 없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중화장실을 가장 긴급한 시설로 꼽았다.

드디어 4월23일, 코리아타운의 미유키모리 제2공원에서 공중화장실 준공식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공사를 시작한 것이 이날 완공되어 식을 하게 되었다. 이 화장실 사업은 한국정부가 건설비를 대고, 오사카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관리와 운영을 민단과 상점회가 맡는 ‘삼위일체’ 방식으로 이뤄졌다. 앞으로 한일 사이의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을 하는 데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날 준공식에는 상점회 관계자, 주민, 민단 간부, 오사카관광국 미조하타 히로시 이사장 등 일본 쪽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가했다. 나는 축사에서 “화장실의 준공으로 화장실 건설의 측면에서는 끝일 줄 모르지만, 한일우호의 발신지로서 코리아타운의 발전이라는 면에서는 겨우 첫걸음을 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번의 경험을 살려 코리아타운을 한일우호의 발신지로 만드는 데 모두 함께 힘을 모아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내가 총영사로 재임 중에 화장실 건설을 시작해 완공까지 하게 된 것을 귀국 직전의 더없는 선물로 생각한다”고 감상을 밝혔다.

오사카에 이쿠노구가 동포 밀집지라면, 고베에는 나가타구가 그렇다. 한때는 1만명 이상의 동포가 살았는데 1995년 한신 아와지 대지진 이후 수가 줄기 시작해, 지금은 구 전체 인구 9만여명 중 4천여명의 동포가 있다고 한다. 코리아타운 화장실 준공 전날인 22일에는 나가타구에서 고베아사히병원을 운영하는 김수량 이사장의 초청으로 나가타구를 주마간산 식으로나마 훑어볼 기회가 있었다. 이곳에서 코리아교육문화센터를 하는 김신용씨의 안내로, 한신교육투쟁 기념비, 고베전철 조선인 노동자비, 재일동포가 많이 일했던 고무구두 공장가를 돌아봤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인상 깊은 견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