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 이쿠노구 코리아타운 상가회, 우키시마마루 순난자 추도회, 등등

4월17일, 내가 오사카총영사로 부임한 지 꼭 3년이 되는 날이다. 돌아갈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14일에는 이쿠노구 코리아타운 상가회 관계자들을 만나, 점심을 같이했다. 코리아타운은 내가 가장 애정을 가지고 지켜봤던 곳이다. 재일동포의 삶과 한일관계의 과거, 현재, 미래가 집약되어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들과 만나 코리아타운이 건설적인 한일 우호의 상징지로 발전하도록 힘써주길 당부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산에 올랐으면 내려가야 하는 게 이치이다. 요즘 오사카의 코로나 감염이 심각도를 더해가고 있어 걱정이지만, 주의를 기울이면서 하루 하루, 하나 하나 질서정연하게 원점으로 회귀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주부터 민간교류, 풀뿌리교류, 문화교류에 힘쓴 관계자들을 찾아보고 있다.

15일에는 승용차로 2시간 거리인 마이즈로로 가서, 우키시마마루 순난자 추도회 회장인 요에 카즈히코씨를 만났다. 마이즈루 시민 주도로 매년 우키시마마루 폭침 희생자 추도회를 주최하고 있는 주역이다. 그는 중학교 미술 교사 출신으로, 1978년 사고 해역 근처에 세워진 순난비를 직접 제작했다. 바닷가여서 소금에 부식되지 않게 강화프라스틱(에프알피)으로 만들었는데, 만들면서 몇 번이나 시너 중독이 될 뻔했다고 한다.

올해 80살인데도 추도회뿐 아니라 현지에서 한국역사와 문화를 정력적으로 알리고 있다. 같이 점심을 하고, 사무실을 겸한 자택을 방문해 여러 활동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집에는 손수 만든 한국의 탈과 장승 등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행사 때 인사만 하고 헤어졌었는데, 한일교류 활동과 관련한 깊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16일에는 1963년 이래 교토 민단 건물에 들어 있다가, 58년 만에 독립 사무실을 얻어 이전한 교토한국교육원 이전 개원식에 참석하기 위해 교토에 갔다. 교토에 간 김에 사재를 털어 구입한 한국의 미술품과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고려박물관을 들렸다. 박물관을 만든 아버지 정조문씨의 뜻을 이어, 아들 정희두 관장이 어려움 속에서도 공을 들여 운영을 하고 있다. 1년에 2번씩 전시물을 바꾸고 있는데, 이번에는 조선 불화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미술관을 나와 교육원 이전식에 가는 길에 코무덤(이총)에도 잠시 들려 인사를 했다.

12일에는 1995년 윤동주 시비를 도시샤대학 안에 처음 세움으로써 일본 안의 윤동주 추모 분위기를 한 단계 끌어올린 주역인 윤동주추모회와 도시샤 코리아동창회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코로나 때문에 무산되었다. 대신 전화로 아쉬움을 달랬다.

지금 한일관계가 어렵지만, 이렇게 여기저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류와 우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마음이 든든하다. 이들의 노력이 더욱 큰 꽃을 피우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