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 ‘아스카의 바람, 나라를 만들다’ 고대 유적 답사 행사

올해는 정말 다른 해에 비해 벚꽃 개화가 빨랐던 것 같다. 벌써 벚꽃이 다 떨어지고 초록 잎새가 싹트고 있다. 4월7일에는 나라에서 문화행사가 열려서 갔는데, 나라 시내도 역시 벚꽃이 지고 있었다.

이날, 나라교육원이 올해부터 의욕적으로 시작하는 ‘아스카의 바람, 나라를 만들다’라는, 나라지역 한일 교류 고대 유적 답사 행사 첫 회가 열렸다. 고대시대부터 신라, 백제 등과 활발하게 교류한 중심지인 나라지역의 한일교류 유적을 답사하면서 양국 교류사를 폭넓고 깊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한일 우호관계를 구축해 나가자는 취지로 기획한 행사이다.

이날부터 연말까지 모두 6회에 걸쳐 오전에 신라, 백제와 일본의 교류사를 공부하고 오후에 유적 답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첫 행사는 코로나 상황도 감안해 버스 한 대에 타고 이동할 정도로 인원을 제한해 실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어 채택 일본고교, 대학교, 교육원 등에서 한국문화와 한글을 가르치는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나도 공부도 하고 행사에 힘도 실어줄 겸해서 오전 강의부터 저녁 뒤풀이까지 하루종일 자리를 함께 했다.

오전에는 삼국사기를 전공한 오카야마 젠이치로 전 텐리대 교수의 야마토 정권과 신라의 교류에 대한 열띤 강의를 들었다. 워낙 의욕적으로 많이 강의자료를 준비한 탓에 강의는 오후 버스 안까지 이어졌다. 오전 강의가 끝난 뒤에는 버스를 타고 나라 시내에 있는 헤이죠궁터 복원지(견당사선, 주작문, 태극전, 자료관 등)을 둘러본 뒤 가시하라시로 이동해 일본 초대 진무 천황의 산릉을 답사했다.

마지막에는 나라 시내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와카쿠사산에 올라가 지형지세를 보며, ‘왜 야마토 정권이 나라에 자리잡게 됐는지’에 관해 오카야마 교수의 설명을 들었다. 나라평야(야마토평야)가 중국이나 한반도에서 바닷길을 통한 침략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고 물산도 풍부한 지역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오카야마 교수는 설명했다. 산 위에서 지형지세를 보면서 얘기를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는 오전 강의 전의 인사말에서 “고대시대의 한일 우호와 교류의 흔적을 직접 보고 배우면서 더욱 넓은 시야, 더욱 긴 시간 감각을 가지고 한일 양국관계를 바라볼 때 우리는 더욱 자신있게 미래의 우호협력을 위해 나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일본에 체류할 날도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인지, 한일교류에 힘쓰는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