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 두껍고 깊어진 한일 양국 시민 교류

벚꽃의 만개와 함께 오사카의 3월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나의 오사카 생활도 부임 ‘만 3년’이 다가오면서 결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3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27일은 좀 바빴다. 우선 고시엔 구장에서 오전 11시40분부터 열린 교토국제고와 도카이다이스가오고의 센바츠 제 2차전(16강전) 응원을 갔다. 첫 출전에 첫 승을 거두었기 때문인지, 동포들을 비롯해 더욱 많은 응원단이 왔다. 그러나 경기는 안타깝게도 9회말 굿바이 패배(4-5)로 끝났다.

거의 승리를 목전에 둔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컸지만, 전교생 130여명에 불과한 초미니 학교가 거둔 기적임이 분명하다. 이런 쓰라린 경험이 앞으로의 성장에 좋은 밑거름이 되길 기원하면서 운동장을 총총히 빠져나와 다음 행선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도인이자 사상가인 우치다 다쓰루 선생이 운영하는 합기도 도장 가이후관으로 갔다. 이날 오후 3시부터 가이후관을 중심으로 모이는 시민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직 코로나 감염 사태가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강연은 대면과 비대면의 혼합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가이후관에 직접 온 사람이 40명 정도, 웹으로 참석한 사람이 100명 정도라고 했다.

강연은 1부에 내가 오사카 총영사로 일하면서 느낀 점을 말한 뒤, 2부 우치다 선생과 대담, 3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었다. 강연이 모두 끝난 뒤 우치다 선생의 집에서 일부 참석자들과 함께한 뒤풀이까지 포함하면 5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풀뿌리 교류’였다.

가이후관에 들어가자마자 참석자들 가운데 여성이 많은 것이 먼저 눈에 띄었다. 강연을 하면서는 참석자들의 집중력과 한일 풀뿌리 교류에 관한 뜨거운 관심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이날 강연을 통해 한일 사이의 정치관계는 어려운 처지에 있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와 우호는 이전 어느 때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넓어졌다는 걸 생생하게 체감했다. 이렇게 두껍고 깊어진 한일 양국 시민 교류를 어떻게 나라 사이의 우호로까지 연결시켜 나갈 수 있을까? 나를 포함해 한일관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놓여 있는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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