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 한일관계와 저널리즘의 역할을 주제로 한 심포지움

올해 일본의 벚꽃 개화가 관측 사상 가장 이른 곳이 몇 곳 있다고 한다. 도쿄는 3월14일 개화했다고 기상청이 발표했는데, 평년보다 2주 정도 이른 것이라고 한다.

벚꽃이 핀 뒤에도 간혹 추위가 찾아오기도 하지만, 일본에서 벚꽃 개화는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전령사로 보면 될 것 같다. 19일 간사이 지역의 날씨도 완연히 봄 냄새를 풍겼다.

이날은 오전 일찍부터 저녁 때까지 교토에 있었다. 아침에 집을 나와 총영사관도 들리지 않고, 교토의 리츠메이칸대 기누가사캠퍼스로 갔다. 기누가사캠퍼스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금각사와 료안지와 아주 가까이 있다.

이날 기누가사캠퍼스에서 오사카총영사관과 이 대학의 동아시아평화협력센터 공동 주최로, <한일관계와 저널리즘의 역할>을 주제로 한 심포지움이 열렸다. 아직 코로나 감염 사태의 와중이기 때문에, 대면과 비대면을 섞어 행사를 했다. 대면으로는 발제자와 토론자를 포함해 50여명, 온라인으로 250명 정도가 참석했다. 이 정도 규모이면, 엄청난 참여 열기라고 할 수 있다. 아마 주제가 가지고 있는 매력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심포지움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악화일로에 있는 한일관계에 미디어의 책임이 상당하다는 것, 둘은 그래도 양국관계에 미디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발표자와 토론자에는 전현직의 서울특파원과 도쿄특파원, 양국의 미디어, 역사, 사회학자들이 두루 참석했다. 서울과 홋카이도 등에서도 몇 사람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온라인으로 참석할 수 있어 발표자와 토론자를 아주 쟁쟁한 인물들 꾸릴 수 있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코로나 감염 사태가 꼭 나쁜 것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심포지움은 제1부 한일보도의 메카니즘, 제2부 한일보도와 전문가 프레임, 제3부 종합토론으로 진행되었다. 1부는 전현직 특파원들이 보도 현장의 문제를 보고 했고, 2부는 양국의 학자가 발표를 했다.

긴 시간 동안에 워낙 다양한 의견이 나와, 한마디로 이거다 하고 종합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보도 현장이 어떤 식으로 굴러가고,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나한테는 양국의 수뇌가 상대방 특파원을 직접 상대로 한 정보 발신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좀 놀라웠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정보 발신자가 미디어의 중계없이 직접 독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와 한일관계의 악화가 배경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전통 미디어의 힘은 아직도 강하다. 인터넷과 에스앤에스의 발신자들이 전통 미디어의 기사 내용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더욱이 한일관계에서는 이런 경향이 훨씬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한가지 주목할 내용은 ‘한국의 피해자, 일본의 가해자’라는 국경을 중심으로 한 틀을 넘어, 양국에 있는 피해자 사이의 연대와 공감을 끌어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였다. 앞으로 양국의 미디어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문제제기라고 생각한다.

나는 마직막 폐회 인사말에서, 한일관계에서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 이런 모임이 유익했다는 점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이번 심포지움이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열린 뒷풀이 식사 때도 참석자들이 비슷한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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