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 후지모토 타쿠미씨의 사진전; 봉준호 감독 특집 상영회

11월 6일은 두 개의 문화 행사에 갔다. 둘 다 오사카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행사이다.

하나는, 주로 한국과 관련한 사진 작품을 해온 후지모토 타쿠미(藤本巧)씨의 작품 활동 50주년 기념전이다.

11월 6일부터 12월 19일까지 오사카문화원 미리내홀에서 열린다. 작품전의 이름은 에도시대에 조선통신사와 교류를 비롯해 조선과 우호를 위해 노력해온 아메노모리 호슈의 말에서 따온 ‘성신의 교류(誠信の交わり)’이다. 작품을 보기도 전에 전시회의 이름에서 후지모토 타쿠미씨의 한국에 대한 진한 애정이 엿보인다.

사실 후지모토 타쿠미라는 이름 속에 이미 한국과의 운명적인 인연이 담겨 있다. 일제 식민지시대에 조선총독부에서 산림기사로 일하면서 야나기 무네요시와 함께 한국 민예품 발굴과 보전에 힘쓴 아사카와 타쿠미(浅川巧 1891-1931)에서, 그의 이름이 유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카와의 활동을 존경하던 후지모토씨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를 본받으라는 뜻에서 타쿠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1970년부터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와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래 50년 동안 줄곧 한국을 화두로 사진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의 오래된 어항 등의 풍경을 담은 사진집 <과묵한 공간>으로, 사진 분야의 아쿠타가와상으로 불리는 제39회 도몬켄(土門拳 1909-1990)상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회는 작품생활 50년의 결산이자 도몬켄상 수상 기념의 뜻도 담겨 있다.

개막식은 코로나 때문에 최소의 인원만 참석한 채 조촐하게 열렸다. 나는 개막식 축사에서, 후지모토씨가 50주년에 그치지 않고 60주년, 70주년 행사를 하면서 한일 사이의 가교 노릇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 와중이지만, 관심 있는 사람들은 직접 전시장을 찾아, 그가 예리하게 포착한 한일 교류의 모습을 느껴 보기 바란다.

두 번째는 이날 저녁 6시30분부터 오사카성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봉준호 감독 특집 상영회’이다. 원래 봉 감독이 <기생충(파라사이트)>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직후에 상영회를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감염 확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11월 21-23일 열리는 제6회 오사카한국영화제의 특별기획으로, 4일부터 6일까지 봉 감독의 작품 중 <살인의 추억> <마더> <기생충> 3편의 상영회를 했다. 6일은 특별 상영회의 마지막 날로, <기생충> 상영에 앞서 감사 인사를 하러 갔다.

사실, 문화 행사에 주최자인 관의 대표가 인사를 하는 것만큼 참가자들에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은 없다. 내가 민간인 시절에 충분히 경험했던 바다. 그래서 어떻게 인사를 하면, 조금이라도 하품이 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다.

갑자기, 일본 문화개방 이후 1999년 한국에서 개봉되어 인기를 끈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 중 “오 겡키데스카”라는 대사가 떠올랐다. 그래서 인사말의 첫 대목을 그 말로 시작했다. 관객석에서 약간의 웃음과 웅성거림이 들렸다.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정치관계가 어려운 때일수록 문화교류가 중요하니 한국문화를 많이 사랑해 달라는 말을 하고 서둘러 물러났다.

한일관계도 춥고, 날씨도 싸늘하다. 그렇지만 야외극장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를 보러오는 많은 일본 시민들이 있다. 이것이 지금 한일관계의 현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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