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총영사관 직원들과 함께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을 견학

6월11일부터 간토와 간사이 지역이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갔다. 예년보다 좀 빠른 장마라고 한다. 오사카에도 최고기온 30도를 넘나드는 속에 비가 간헐적으로 내렸다. 이 후덥지근한 날씨를, 코로나 19의 위협 속에서 한 달여간 버틸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다.

이날 장맛비 속에서 총영사관 직원들과 함께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大阪市立東洋陶磁美術館)을 견학하러 갔다. 봄 인사를 통해 직원들이 몇 명 새로 온 것을 계기로, 관할지역에 있는 한국의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낌으로써 양국관계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자는 뜻에서 견학을 기획했다.

동양도자미술관은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을 빼고는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의 한국 명품 도자기를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한국 도자기가 중심이지만, 중국과 일본의 도자기도 많이 가지고 있다.

소장품으로는 오사카총영사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일대표부 오사카사무소의 초대 소장으로 일했던 이병창 박사가 기증한 한국도자기 중심의 ‘이병창 콜렉션’과, 중국도자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는 ‘아타카(安宅) 콜렉션’이 유명하다. 이 중에는 일본의 국보 2점과 13점의 중요문화재가 있다.

이병창 콜렉션은 고려청자를 비롯한 한국도자기 301점과 중국도자기 50점으로 구성되어 있고, 1999년 개설되었다. 이 박사가 고심 끝에 한일우호와 재일동포의 자부심을 높이자는 뜻에서 이 미술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이 박사가 한국에 기증한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유일하게 한 점이 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데가와 데쓰로(出川哲朗) 관장 등의 안내와 설명을 받으며 이병창 콜렉션과, 마침 열리고 있는 특별전 <텐모쿠(天目)>를 관람했다. 텐모쿠는 중국 송(宋)나라 때 검은 유약을 발라 구운 찻잔을 말하는데, 이번 전시회에는 ‘유테키(油滴) 텐모쿠’로는 일본에서 유일한 국보인, 이 미술관 소장의 찻잔도 공개되고 있었다.

이병창 콜렉션은 3층에 상설 전시되고 있는데, 특별전의 규모에 따라 축소되어 전시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이전에 방문했을 때는 언제나 축소 전시 중이어서 많은 작품을 보지 못했는데 이번엔 정상적으로 전시되고 있어 이병창 콜렉션을 만끽할 수 있었다. 자신이 거금을 들여 수집한 애장품을 한일우호와 재일동포의 자긍심 제고를 위해 선뜻 기증한 이 박사의 뜻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본 속에서 이렇게 훌륭한 한국도자기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미술관이 오사카 한복판인 나카노시마에 있는데, 한국의 젊은이들이 근처에 이름난 커피숍(모토 Moto Coffee)까지는 줄을 설 정도로 찾아오면서도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미술관까지는 오지 않는다고, 미술관 관계자는 아쉬워했다. 나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해서 그렇지 알면서도 안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변호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