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조선통신사 시절의 성신교류(誠信交流)가 지금의 상황에 던져주는 의미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노동자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던 2019년 9월부터 <주니치(中日)신문>이 의미 깊은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시가현에 한정해 배달되는 시가(滋賀)판 기획이었다.

기획의 제목은 「성신의 교류, 이웃나라에 대한 생각」이다. 주니치신문은 9월17일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시가현립대 학생 이시하라씨를 시작으로, 11월1일까지 한일교류와 우호를 위해 활동하는 15명의 시가현 사람들을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다.

그리고 11월5일 기획을 마무리하는 번외편으로, 미카츠키 다이조 시가현 지사와 나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게재했다. 어려운 시기에 어깨가 쳐져 있던 양국의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연재였다.

연재가 모두 끝난 11월 말 미카츠키 지사를 만날 기회가 있어, 언제 연재에 등장했던 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누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의 제의를 흘려듣지 않고 미카츠키 지사가 주니치신문과 상의해, 2월14일 오후에 특별좌담회를 마련했다. 내가 제의했던 모임이라 기꺼이 참석 뜻을 전했다. 이리하여 조선통신사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당시 조선 전문외교관이자 학자인 아메노모리 호슈의 탄생지인 시가현 나가하마시 다카쓰키시의 아메노모리 호슈암에서 좌담회가 열렸다.

조선근대사 전공의 가와 가오루 시가현립대 교수의 사회로, 미카츠키 지사와 나, 조선통신사 연구자인 나카오 히로시 교토조형예술대 객원교수, 재일동포3세인 이우자씨, 이시하라 학생, 정병근 시가조선초급학교 교사가 1시간여 동안 얘기를 나눴다. 주제는 조선통신사 시절의 성신교류가 지금의 상황에 던져주는 의미, 지역 차원의 다문화 공생이었다.

나는 이 좌담회가 조선통신사 및 한일우호에 힘썼던 아메노모리 호슈 선생을 모신 곳에서 열린 것이 매우 의미가 있다면서, 나라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한일우호의 역사가 깊은 시가현에서부터 하자고 말했다. 참석자들도 개인 차원, 지방 차원, 시민 차원에서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하고, 할 수 있는 좋은 제언을 많이 내놨다. 이날 좌담회 내용은 25일에 주니치신문에 나온다고 하니 자세한 얘기는 생략한다. 다만 미카츠키 지사가 이번 일을 통해 이웃나라 말인 한글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공개한 사실만은 먼저 알리고 싶다.

이 좌담회가 끝난 뒤 히라이 시게히코 전 아메노모리 호슈암 관장이 직접 손으로 만든 조선통신사 행렬도 인형을 나한테 전달해 주었다. 부임 직후인 2018년 봄 이곳을 방문했을 때 조선통신사 행렬 인형이 있는 것을 보고, 신축하는 우리 총영사관에 전시하면 좋을 듯 하니 하나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것이 인연이 된 전달식이어서 감개가 무량했다.

전달식이 끝난 뒤엔 이곳을 관할하는 나가하마시의 후지이 유지 시장과 만나 조선통신사 등을 매개로 한 지역 교류를 활발하게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메노모리 호슈암이 있는 곳은 오사카총사관에서 가장 먼 곳 중의 하나여서 모든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컴컴한 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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