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 오사카시 이쿠노구(生野區)에 있는 코리아타운

오사카에는 일본 다른 지역에 없는 ‘보물’이 있다. 오랫동안 이곳에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보는 순간 정말 큰 보물이란 생각을 했다. 바로 이쿠노구에 있는 코리아타운이다.

1920년대 ‘동양의 맨체스터’로 불릴 정도로 공업이 왕성하던 오사카에는 노동력이 부족했다.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 한반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건너왔고, 가난한 한반도 출신 노동자들이 집단 거주하던 곳이 이쿠노(옛 이름, 이카이노)이다. 마침 1922년부터 제주와 오사카를 연결하는 연락선(기미카요마루)가 생긴 관계로, 이곳에는 아직도 제주 출신이 많다.

이렇게 식민지 시대의 가난한 한반도 출신 밀집 거주지에서 시작한 이쿠노구의 코리아타운이, 88올림픽 이후 한류붐과 함께 오사카에서 한국의 멋과 맛, 생활과 문화를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의 냉각된 한일관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1~2만명이 넘는 젊은 일본 청소년들이 이곳을 찾아와 한국을 즐기고 있다.

일본 속의 코리아타운 하면, 도쿄의 신오쿠보와 오사카의 이쿠노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둘은 매우 다르다. 우선 신오쿠보는 뉴커머 동포들이 중심인데 비해, 이쿠노는 올드커머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뉴커머가 가세하고 있다. 신오쿠보는 동포들과 상점의 분포가 점으로 산재되어 있다면, 이쿠노는 선과 면으로 이루어졌다. 역사를 봐도, 신오쿠보는 1990년 이후에 형성되었지만 이쿠노는 식민지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더구나 이곳엔 삼국시대의 교류의 흔적도 남아 있다.

이런 점에서 이쿠노구의 코리아타운은 그 존재 자체로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소중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다문화 공생 사회’ 건설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오사카민단이 이런 점에 착안해, 10월11일 저녁 코리아타운이 있는 민단이쿠노니시지부 강당에서 ‘코리아타운 활성화’를 주제로 심포지움을 열었다. 민단 대표, 상인 대표, 일본인 작가, 주민 대표가 토론자로 나와 건설적인 의견을 나눴다. 100명이 넘는 주민이 밤 늦게까지 남아 열심히 경청했다.

아마 이제까지 코리아타운을 활성화하자는 얘기는 많았지만, 이날처럼 주민들이 참석하는 심포지움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번의 ‘밑으로부터의 코리아타운 활성화’ 움직임이 계기가 되어 이쿠노 코리아타운이 한일 교류의 명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에 그치지만 여러 사람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지 않는가.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