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5 오사카시 덴노지구 통국사에 세워진 제주 4・3 희생자 위령비

일요일인 11월 18일 오후, 오사카시 덴노지구에 있는 통국사에서 ‘제주 4・3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이 열렸다. 오사카 지역에 사는 제주 출신 동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재일본 제주 4・3 희생자위령비 건립추진위원회’가 주최하였다.

일본 지역에 4・3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진 것은, 이것이 최초라고 한다. 아마 일제 시대부터 오사카에 제주 출신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 특성이 작용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러일전쟁 때 획득한 군함을 개조해 만든 연락선 ‘기미가요마루’가 1922년부터 제주~오사카를 오갔고, 이때 일본이 급격히 공업이 발달하고 있었던 사정과 겹치면서, 오사카에 유독 제주 출신이 많이 살게 됐다고 한다. 또 4・3 사건 때 생명의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밀항 등을 통해 건너와 이미 오사카에 자리 잡고 있던 친척이나 친지에게 몸을 맡긴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런 사정으로 제주와 오사카, 오사카와 4・3은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분단 이후 남북의 이념 대결 속에서 4・3은 “공산 폭동”으로 규정되어 말하는 것조차 금기시된 시절이,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이어졌다. 일본 안의 사정은 더욱 심했다. 사건으로부터 40년 되는 1988년에야 도쿄에서 첫 추도집회가 열렸고, 10년 뒤 오사카에서도 처음 위령제가 열렸다고 한다.

이번 위령비 건립은 4・3사건 70년을 맞아 제주 출신 동포들이 많이 사는 오사카에 제주의 비극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기념물을 세우자는 뜻에서 추진되었다. 3.6미터 높이의 추모비 기단부에 당시 제주도의 178개 모든 마을(리)에서 가져온 돌을 배치해 놓아, 제주와 연결을 강조한 것이 특색이다. 재일본4・3사건희생자유족회의 오광영 회장은 “제주에서 돌을 수집해 가져오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이 위령비가 아마 국외에서 세워진 최초이자 마지막 위령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감개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오사카에 사는 재일동포 외에도 제주와 서울, 도쿄에서도 4・3 관련 단체 인사들이 많이 참석했다. 나도 총영사 자격으로 참석해, 사회자로부터 내빈소개를 받고 청중을 향해 인사를 했다. 비록 속도는 늦지만 이렇게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위령비 제막식 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쿠노구의 재일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4・3 관련 전시회에도 잠시 들려 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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