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 시즈카와 변의 ‘시인 윤동주 기억과 화해의 비’ 건립 1주년

교토에는 윤동주 시인의 시비가 3개 있다. 그가 다디던 도시샤(동지사)대학의 교정, 하숙집 터였던 교토조형예술대학 앞, 그리고 그가 대학 친구들과 마지막 소풍을 갔던 우지시 시즈카와 변에 시비가 세워져 있다.

도시샤대의 시비는 그의 사후 50년 뒤인 1995년, 교토조형예술대 앞은 2006년, 시즈카와 변은 2017년에 세워졌다. 묘하게 첫 시비로부터 11년씩 간격을 두고 제2, 제3의 비가 건립되었다.

첫번째 두번째 시비에 새겨진 시는, 그의 불멸의 대표작인 ‘서시’이다. 그런데 3번째 비엔 “내를 건너서 숲으로/고개를 넘어서 마을로”로 시작하고 닫는 ‘새로운 길’이 새겨져 있다.

마침 10월 20일 오후 3시, 시즈카와 변의 ‘시인 윤동주 기억과 화해의 비’ 건립 1주년 행사가 열려, 참석했다. 시비 건립위원회 분들과 한국, 일본 시민들을 포함해 70여명이 모였다. 헌화와, 인사말, ‘새로운 길’ 낭독, 아리랑 제창 등 30분 정도 식을 했다. 아리랑은 윤 시인이 마지막 소풍 장소인 이곳 강변에서 친구들의 요청으로 부른 노래였다고 한다.

나는 인사말에서 “다른 두 곳의 시비에는 서시가 새겨져 있는데 이곳엔 새로운 길이 새겨져 있다”면서 “아마 그 뜻은 한일 두 나라가 갈등과 대립의 ‘내와 고개’를 넘어 화해와 협력의 ‘숲과 마을’로 가자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시인은 27살의 젊은 나이에 일제의 치안유지법의 희생자가 되었지만, 아직도 그가 뿌린 평화와 자연을 사랑하는 시, 즉 그의 정신은 일본에서도 살아 숨쉬고 있음을, 이런 행사를 보면서 확인한다. 이런 것이 문학의 힘이 아닐까.

시즈카와에 있는 ‘시인 윤동주 기억과 화해의 비’는 우지역에서 걸어서 40분 정도, 한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 평등원(뵤도인)에선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교토에 여행하는 사람들은 도시샤대-교토조형예술대-시즈카와의 윤동주 시비 순례코스를 잡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도시샤대의 시비엔 1년에 얼추 1만명 이상의 한국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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